제12화
거대한 공포와 말로 다 못할 아픔이, 한참 늦게서야 서윤성에게 덮쳐 왔다. 그것은 마치 총알이 몸을 관통했을 때보다 더 사납고, 더 잔인했다.
서윤성은 그 고통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곧장 조씨 가문을 뛰쳐나와 차에 올라탔지만, 조민아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서윤성은 자신이 쓸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했다. 이미 찍혀 나간 신문을 막아 보려 했고, 어떻게든 상황을 되돌려 보려 했다.
하지만 조성우는 정말로 서윤성과 조민아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낼 작정인 듯했다. 조성우는 재계의 모든 인맥까지 끌어다 써서 이혼 기사가 온 도시를 덮게 만들었다. 불과 반나절 만에 남성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소식을 알 정도였다.
서윤성은 어떤 일은, 자신이라 해도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때 박태준이 조심스레 보고했다.
“소장님... 한은별 씨가 계속 소장님을 찾고 있습니다. 감정 상태가 많이 불안정해 보입니다.”
서윤성은 찌르는 듯 아픈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서윤성은 복잡한 마음을 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 안, 한은별은 여전히 창백했다. 하지만 서윤성을 보는 순간 눈빛이 확 밝아졌다. 한은별은 침대에서 내려오려 애쓰며 서윤성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금세 울음을 터뜨렸다.
“윤성아, 신문에서 봤어. 너희 이혼했다면서? 약도 받았고... 그럼 우리... 우리 이제 진짜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야? 이제는 아무도 우리를 막지 못하는 거지?”
따뜻한 체온이, 약 냄새와 옅은 화장품 향이 섞여 서윤성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런데 서윤성의 몸은 오히려 딱 굳어 버렸다.
기대했던 해방감도 기쁨도 오지 않았다. 한은별이 안기는 순간, 서윤성의 머릿속에는 제멋대로 조민아의 환한 웃음이 스쳤고, 결연하게 돌아서 떠나던 조민아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서윤성은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품 안의 한은별을 밀어내고 싶었다.
서윤성이 손을 들어 올렸다가, 결국 힘없이 옆으로 떨어뜨렸다.
“일단... 치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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