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평생 다시는 남성시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이 망치처럼 서윤성의 심장을 내리쳤다. 서윤성은 눈앞이 순간 캄캄해졌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서윤성은 대문 앞을 막고 서서 조민아를 어떻게 꼬실지 흥분해서 떠들어 대던 동료들을 거칠게 밀쳐 냈다. 완전히 분노한 맹수처럼, 미친 듯이 저택 안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거실은 텅 비어 있었다. 조민아의 물건은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고, 그 공허함이 오히려 숨을 막히게 했다.
다만 거실 테이블 위에는 결혼 후 서윤성이 조민아에게 준 선물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보석, 값비싼 옷, 낯선 취미용품까지... 마치 전부 정리해서 되돌려주겠다는 듯, 한 점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 선물들의 맨 위에는 반으로 접힌 메모 한 장이 눌려 있었다.
서윤성은 자신도 모르게 손끝이 떨리는 걸 느끼며 그 종이를 집어 펼쳤다.
조민아의 글씨였다. 당당하면서도 어딘가 고집스러운 필체였다. 짧은 몇 줄뿐인데, 얼음에 담근 칼날처럼 차갑게 서윤성의 가슴에 박혔다.
[네 물건은 돌려줄게.]
[내 남자는 마음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안 돼.]
[너는... 탈락이야.]
글자 하나하나가 뺨을 후려치는 것처럼 뜨겁게 아팠다. 그 말을 적을 때 조민아의 예쁜 눈동자에 어떤 냉기가 서려 있었을지, 서윤성은 너무도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탈락이라고...’
서윤성은 살아오면서 어떤 분야에서도 탈락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늘 최고였고, 늘 이겨 왔다.
그런데 하필, 가장 합격해야 했던 남편이라는 자리에서 조민아는 서윤성에게 가장 잔인한 낙인을 찍었다.
밖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방금 전까지 대문 앞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떠들고 있었다. 그 목소리가 거실까지 또렷하게 들어왔다.
“조민아 씨는 이제 완전히 자유가 된 거잖아. 이거 기회야!”
“민아 씨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할까? 나도 준비 좀 해야겠네...”
서윤성은 가뜩이나 화가 불붙었는데, 그런 말들은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었다.
서윤성은 홱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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