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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너무 화가 나서 이희성의 목소리도 귀찮게 들릴 정도였다. 방우지는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진수빈을 보더니 얘기했다. “환자를 데리고 검사하러 간다면서요. 환자는 진작 돌아왔는데 왜 이제 오는 거예요? 아, 응급실에 갔다는 말이 있던데, 진짜예요?” 이희성은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 “환자를 데리고 검사하러 간다고요? 그건 간호인이 하는 일이잖아요.” 멍한 표정의 이희성을 보면서 방우지가 이희성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얘기했다. “아직 뭘 모르시네요. 의사가 환자를 데리고 검사하러 가는 건 종종 있는 일이에요.” “그럼 응급실에는 왜 가신 거예요?” 방우지가 물었다. “응급실에서 콜 왔어요?” “무슨 질문이 그렇게 많아요.” 진수빈은 약간 짜증이 나서 이희성을 그대로 지나쳐버렸다. 이희성은 방우지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왜 저러는 거예요?” 방우지는 웃음만 흘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지금 문가영이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 문가영은 응급실에 반나절 있다가 겨우 집에 왔다. 다행히 함영희가 수 간호사에게 문가영의 상황을 잘 설명해주었기에 저녁 시간에 쉴 수 있었다. 문가영은 간단히 밥을 챙겨 먹고 바로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깊은 잠에 빠졌다가 다시 깨어났을 때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다행히 몸은 많이 홀가분해졌다. 체온을 측정해보니 열도 없었다. 문가영은 그제야 방문을 열었다. 거실이 컴컴한 걸 보아하니 진수빈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문가영이 불을 켜러 가려고 할 때 누군가가 갑자기 문가영의 허리를 확 끌어안았다.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문가영을 확 감쌌다. 허리를 안는 힘이 조금 세서 문가영은 신음을 약간 흘렸다. 하지만 남자의 손이 바로 문가영의 입을 막아버렸다. 진수빈은 문가영을 품에 가둔 후 고개를 숙여 턱을 문가영의 어깨 위에 올렸다. 그러자 진수빈의 뜨거운 숨결이 문가영의 목에 닿았다. 문가영은 그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문가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손을 뻗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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