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문가영은 너무 많은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돌려줘야 하는 건데.”
“가영아, 넌 가끔 보면 책임감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진예은이 이어서 얘기했다.
“책임감이 너무 많으면 사는 게 힘들어.”
문가영은 진예은이 무슨 뜻으로 얘기한 건지 대충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문가영에게 있어서 그린문 고아원은 의미가 남달랐다.
그곳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가난하고 고달팠다.
하지만 사랑만큼은 부족하지 않았다.
진예은은 더 묻지 않았다. 장연수도 어느새 화가 풀렸다.
진예은이 먼저 주스를 들고 웃으면서 얘기했다.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그리고 그린문 고아원의 미래를 위하여, 건배!”
신나게 식사를 마친 후 장연수는 문가영과 진예은은 집에 데려다주었다.
문가영이 차에서 내릴 때 장연수는 또 얘기했다.
“돈, 나도, 돈, 있어!”
“알겠어!”
문가영은 웃으면서 장연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돌아선 순간 귀에서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너무 놀란 문가영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문가영은 바로 보청기를 뺐다.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감각에 공포심이 밀려왔다. 문가영은 결국 바닥에 쪼그려 앉고 말았다.
그런 문가영의 앞에 남자 구두가 보였다. 고개를 들자 진수빈의 얼굴이 보였다.
문가영을 내려보던 진수빈이 물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문가영은 두 손을 뻗어서 보청기를 보여주었다.
진수빈은 흠칫하고 물었다.
“보청기에 또 문제가 생긴 거야?”
미간을 찌푸린 진수빈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문가영은 확신할 수 없었다. 천천히 보청기를 다시 착용했다. 아까 같은 통증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한숨을 내쉰 문가영이 얘기했다.
“아마 괜찮을 거예요.”
진수빈은 짤막하게 대답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가영도 그런 진수빈을 따라갔다.
문가영은 진수빈이 들고 있는 쇼핑백을 발견했다. 안에 들어있는 옷은 여민지가 입었던 그 옷이다.
결국 진수빈은 그 옷을 다시 가져왔다.
입술을 달싹인 문가영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진수빈은 분명 다른 사람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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