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이 정도면 거의 협박이었다. 문가영의 몸이 살짝 떨리며 낮게 말했다. “그러시면 안 되죠.” “가영아, 넌 항상 착한 아이였는데 이번엔 왜 그렇게 고집을 부려?” 문소운은 한숨을 쉬었다. “네가 돈을 모아서 수술하려는 건 안다. 아빠도 도와줄 수 있다고 했잖아. 가끔은 네 생각도 해야지. 그 사람들이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미간을 꾹 누르던 문소운은 문지성이 이 일에 끼어들 줄 몰랐다. 두 사람은 관점이 아주 달랐다. 반항적인 아들이 그의 체면은 조금도 챙겨주지 않을 것도 잘 알았다. 문소운은 사업에 그다지 재능이 없었고, 문성철이 손수 일으킨 문씨 가문은 노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문소운의 손에 넘어갔다. 결과 10년 동안 문씨 가문은 점점 몰락해 갔고, 이젠 진씨 가문과의 정략결혼만 바라보는 처지였다. 하지만 문지성은 그들과 달랐다. 그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갖췄기에 문소운은 노블을 그에게 넘겨주고 따로 노블 자선 재단을 만들었다. 남들 앞에서 우는소리를 해대도 소위 말하는 자선 재단에는 더러운 비리들이 가득하기에 문소운은 이 큼직한 먹잇감을 포기할 수 없었다. 문소운의 전화 한 통으로 문가영은 마음이 조금 불안해졌다. 그가 꼭 무슨 짓을 저지를 것 같았다. 불길한 예감은 병원 측에서 문가영을 다시 찾아올 때까지 이어졌다. 그녀가 찍기로 확정 지은 홍보 영상에 변동 사항이 생겼다는 거다. 과에 다른 사람이 불만을 제기해 투표로 바뀌었단다. 문가영은 사실 크게 상관이 없었지만 문소운이 시킨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 못 할 감정이 들었다.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함영희는 그녀보다 더 씩씩거렸다. “대체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지? 처음엔 가영 씨라고 했다가 이제 와서 투표로 뽑는다고? 사람 갖고 노는 거야 뭐야!” “차라리 잘 됐지. 나도 내가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아.” 돈을 벌고 싶었지만 자신 없는 일에 도전하기는 어려웠다. 함영희는 한숨을 쉬었다. “사람이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해? 나였으면 찾아가서 따졌을 거야.” “사실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