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반드시 우수한 성적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아래로 내려오는 문가영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고 얼굴에는 미소가 살짝 번져 있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쥬스 한 잔을 든 채 차에 올라타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밥은 먹었어요?”
진수빈이 대꾸했다.
“문씨 저택에서 먹었어.”
고개를 들어 그를 슬쩍 바라본 문가영이 들고 있던 쥬스를 건넸다.
“먹어볼래요? 리치 맛인데 맛있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진수빈이 싫어할까 봐 걱정스러운 듯 이렇게 덧붙였다.
“방금 나올 때 산 거예요.”
사실은 나오다가 우연히 한 소녀가 쥬스를 사는 걸 봤는데, 그 소녀는 밝고 환하게 웃으며 곧 만날 남자 친구를 위해 사는 것이라고 했다.
문가영도 그런 소녀의 미소에 이끌려 홀린 듯이 덩달아 한 잔을 샀다.
점원이 지금 마실 건지 가져갈 건지 물을 때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남자 친구 주려고요.”
진수빈은 그녀의 손에 들린 쥬스를 보며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지만 건네받지도 않았다.
그는 잠시 문가영을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런 저급한 음료는 안 마셔. 너도 먹지 마. 깨끗하지도 건강하지도 않으니까.”
문가영의 마음속에 있던 미묘한 기대감은 진수빈의 차분한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시 머리가 어떻게 되어 진수빈의 성격도 잊은 채 쥬스를 샀다.
그는 누구보다 까다로운 사람인데.
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두 눈에 담긴 감정을 감추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다음에는 안 살게요.”
진수빈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쓰레기통을 보았다.
“내려서 버려도 돼.”
문가영이 작게 말했다.
“집에 가져가서 내가 마실래요.”
진수빈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시겠다니...
하지만 이건 문가영의 자유였기에 결국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문가영도 마시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상실감을 감추기 위해 자신을 위해 산 것처럼 굴었다.
아까운 쥬스를 버릴 수 없었던 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으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