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문가영은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수간호사가 갑자기 전화해서 지금 당장 병원으로 돌아와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최근 들어 환자가 늘었고 저녁 당직엔 원래도 일손이 부족한데 갑자기 응급실에서 5명의 환자가 더 이송되었고 그중 3명은 중증 환자일 줄이야.
그래서 수간호사는 문가영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문가영도 거절하지 않고 박지윤에게 말을 전한 뒤 그곳을 떠났다.
가면서 택시를 부르려는데 보육원 대문을 나서는 순간 옆에 주차된 낯익은 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진수빈은 차에 기대어 시선을 내린 채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문가영은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돌아간 거 아니었어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진수빈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고개를 들었다. 그러더니 그녀를 보며 깊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방 선생님이 너도 병원에 와야 한다면서 데리고 오래.”
문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간호사가 이미 전화로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확실히 성가신 일이라 차 문으로 다가가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럼 가요.”
과에는 전쟁이라도 난 듯 모두가 뛰어다니고 있었다.
문가영은 돌아가자마자 수간호사에게 떠밀려 옷을 갈아입었고 탈의실에서 나오자마자 여러 가지 업무가 주어졌다.
그렇게 바쁘게 돌다 보니 새벽이 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의사들도 바삐 움직였는데 진수빈과 몇 번이나 마주쳤지만 매번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겨우 뒷정리하던 문가영은 탈진할 정도로 지쳐 있었고 함영희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힘든 건 입사할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
옷을 다 갈아입은 뒤 문가영이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얼른 집에 가서 쉬어요. 그런데 시간이 늦어서 택시 잡기가 힘들 것 같아요.”
“택시 잡기 힘들면 내가 데려다줄게요.”
방우지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고 그도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낮에도 근무했던 그는 하루 종일 바삐 돌면서 1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