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섬의 밤은 바람마저 미지근했다.
문가영은 진수빈의 뒤를 조심스레 따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수빈은 표정이 어두워서 건드리면 당장 터질 것만 같았다.
호텔로 들어간 후 진수빈은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문가영은 그런 진수빈을 건드릴 수 없어 그저 거실에 앉아서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단톡방에 들어간 문가영은 강아지의 사진을 보냈다.
함영희가 바로 대답했다.
[누구네 강아지야? 너무 귀엽다!]
문가영은 미소를 지으면서 당당하게 얘기했다.
[우리 집 강아지야.]
진수빈이 강아지를 입양하자고 했을 때 문가영은 깜짝 놀랐다.
진수빈의 결벽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기에 문가영은 강아지를 키우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지금도 진수빈의 집에 빌붙어 사는데, 다른 생명을 책임질 수 있을 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수빈이 먼저 강아지 입양을 입에 올리니 문가영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말을 꺼내는 진수빈의 표정은 아주 어두웠지만 말이다.
게다가 강아지가 진수빈의 얼굴을 핥는 순간 미간을 팍 찌푸리기도 했다.
그래도 강아지 주인과는 어찌저찌 대화가 잘 통했으니...
[이름은 지었어?]
[응.]
문가영이 토독토독 키보드를 쳤다.
[또리라고 해.]
강아지 이름을 지으라고 할 때, 문가영은 바로 그 단어를 떠올렸다.
함영희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문가영에게 요 며칠 병원에서 생긴 일들을 알려주었다.
[홍보영상 촬영, 드디어 끝이 났어. 어제 여민지 선생님 부모님까지 병원에 왔다니까.]
[우연히 들은 건데, 이번 홍보 영상 비용과 홍보 비용까지 다 노블 재단에서 부담한대.]
함영희는 놀랐다는 이모티콘을 보내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 더러운 돈을 자기 딸을 위해 쓰다니. 쳇.]
노블 재단에서 한 일을 안 후로부터 함영희는 문씨 가문 사람들을 증오하게 되었다. 물론 여민지도 포함이었다
.문가영은 그 화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어쩌다가 오는 휴가인데, 문씨 가문 사람들 때문에 기분 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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