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화
그 향기가 그녀를 감싸자 짜증이 났던 기분이 서서히 진정되었다.
문가영은 눈을 깜빡이며 무의식적으로 그 향기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아직 힘들 때 진수빈에게 의지하는 버릇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았다.
익숙한 그의 체취만 맡아도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말이다.
서로 팔꿈치가 닿아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녀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당황하며 그를 바라보다가 진수빈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했다.
하지만 그가 시선을 내려 팔꿈치를 슬쩍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문가영이 나지막이 말했다.
“미안해요.”
진수빈은 말이 없었다.
문가영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와 진수빈 사이 걸이가 무척 가까웠다.
집 안 식탁과 의자는 전부 고정되어 있는데 그녀와 진수빈은 남들보다 눈에 띄게 가까웠다.
자리에 앉을 때는 다른 생각에 정신이 팔려 발견하지 못했었다.
어쩐지 그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까지 맡을 수 있더라니.
하지만 그녀는 괜히 착각하지 않고 그저 단순히 아주머니가 음식을 올릴 때 의자를 조정해 놓고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은 것이라고 치부했다.
...
문소운은 단순히 저녁 식사만 하자고 문가영을 부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식사 직후 문가영을 서재로 불러 계약서와 수표를 꺼내주며 말했다.
“운정의 홍 대표가 너한테 주라고 한 거다. 여기 보상금 2억으로 뭐든 해도 돼. 운정이 요즘 기부 창고를 계획하고 있는데 지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제대로 자선 행사에 힘을 쓰고 싶대.”
문소운이 천천히 말했다.
“홍 대표도 예전 일은 잊고 네가 지켜보길 바란다며 널 기부 창고 담당자로 채용할 생각이래. 동시에 운정 그룹에 입사해 자선 사업 프로젝트 총괄팀장 자리도 주겠단다.”
계약서와 수표를 바라보던 문가영은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문지성이 알아낸 것과 전부 다 일치했다.
심지어 홍태현이 그녀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핑계로 운정에 데려가 모든 잘못을 뒤집어씌울 거라던 둘의 분석까지 완벽하게 똑같았다.
문가영이 갈지 말지 고민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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