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화
“부탁 들어달라고 애원할 일은 없을 거예요.”
그 말 한마디가 진수빈의 심기를 거슬렀는지 그는 갑작스레 이유 모를 화가 치밀었다.
그는 문가영의 손을 거칠게 잡아당겨 바로 눈앞으로 이끌었다.
왼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눌러 가까이 붙게 만들고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뒤통수를 꽉 눌렀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거칠고도 강압적인 동작이었지만 그것도 한순간뿐이었다.
문가영의 부드러운 입술이 닿자 진수빈의 화는 절반 이상 사라지며 그의 입맞춤은 점점 부드러워졌다.
진수빈은 입꼬리를 따라 마치 달래듯 조심스럽게 그녀를 어루만졌다.
문가영이 밀어내려 했지만 남녀의 힘 차이는 극명해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억지로 고개를 든 채 진수빈이 원하는 대로 끌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숨이 막힐 무렵 문가영이 낮은 신음을 내뱉자 진수빈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두 사람의 거리는 서로의 숨결이 그대로 엉켜 버릴 정도로 여전히 너무 가까웠다.
문가영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싼 진수빈의 눈빛은 어둡고 깊었지만 그 속에는 끝까지 감춰두려 했던 감정도 드러나 있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 나지막이 말했다.
“약속한 건 지킬 거야. 다만 난 제일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었어.”
혼란스러웠던 문가영의 머릿속이 조금씩 맑아졌다.
그녀는 진수빈의 손을 밀어내며 답했다.
“수빈 씨는 이 일에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실은 있었다.
그저 문가영이 손해를 감수하면 됐다.
조금 전 문가영에게 외투를 벗어준 진수빈은 셔츠 한 장만 걸친 상태였는데 방금의 격렬한 키스로 셔츠 윗단추 하나가 풀려 있었다.
그래서인지 평소 딱딱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느슨한 느낌이 풍겼다.
그는 한 박자 쉬고 말했다.
“이 일을 더 키우면 다시 병원 복귀하기 힘들어질 거야. 큰 확율로 다른 부서로 옮겨질 거고.”
문가영에게 습관된 진수빈은 처음 그녀가 수술팀에서 빠졌을 때 꽤 오랜 적응 시간을 거쳐야 했다.
‘정말 과를 옮긴다면...’
진수빈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절대 그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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