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화
문지성이라는 이름이 나온 순간 진수빈의 얼굴이 잠시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 얘긴 나한테 안 했어?”
문가영은 시선을 내리며 그가 한때 즐겨 쓰던 무심한 말투를 따라 했다.
“제 일이니까요. 굳이 말씀드릴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진수빈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문가영을 바라보는 눈빛엔 어두운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
조금 전 그는 분명한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그 분노는 문지성 때문이 아니라 그저 모든 걸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말하는 문가영의 차가운 태도 때문이었다.
진수빈은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문가영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
문가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녀는 진수빈이랑 또 싸울까 봐 조금 무서웠다.
권동해 일로 몇 번 다툰 문가영은 이 상황이 지치고 또 허무했다.
방으로 돌아간 문가영은 단체 채팅방에 아무 일도 없다는 메시지를 남긴 뒤 겨우 휴식 할 준비를 했다.
조금 전 진수빈에게 했던 말들이 자꾸 떠오른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망설이다가 문지성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고 대신 심해월에게서 문자가 왔다.
한 잡지사에서 준 원고료라며 소정의 돈을 송금해 준 것이다.
금액은 3백만 원으로 크지 않았다.
문가영은 자신의 통장 잔액을 보며 머리를 짚었다.
그동안 열심히 돈을 모았지만 결국 제자리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좌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보다는 막막함이 더 컸다.
그날 밤 문가영은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다.
문지성의 답장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왔다.
그는 문가영에게 바로 노블로 오라고 했다.
문가영이 집을 나서려던 그때 진수빈도 병원 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는 전날 밤 서재에서 잤다.
잠시 망설이던 문가영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오늘 노블로 가서 문지성을 만나고 올 거예요.”
진수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일, 굳이 나한테 보고 안 해도 돼.”
문가영은 입술을 앙다물고 시선을 내린 채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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