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화
그녀의 말이 끝나자 차 안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문가영은 잠시 멈칫했다.
진수빈과 문지성의 사이는 원래부터 좋지 않았다.
그런 진수빈에게 문지성을 데리러 같이 가자고 하는 건 확실히 좀 무례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 그녀가 조심스레 제안했다.
“저 혼자 갈게요. 수빈 씨는 먼저 집에 가세요.”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수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지성한테 비서가 없을 것 같아? 근데 왜 굳이 너한테 전화했겠어?”
문가영이 해명했다.
“술에 취해서 실수로 저한테 연락한 것 같아요.”
문가영이 문지성을 감싸는 모습에 진수빈의 눈빛에는 싸늘함이 스쳤다.
그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문가영처럼 순진한 바보나 가능한 일이었다.
신한 호텔에 도착한 문가영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가 문지성을 찾았다.
휴게실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문지성에게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문가영은 머뭇거리며 그를 여러 번 불렀지만 문지성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종종 접대 자리에서 과음으로 인해 알코올 중독증상이 발생해 병원에 오는 사람들도 있었기에 문가영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녀가 문지성의 상태를 확인하려 손을 뻗으려는 순간 누군가 그녀를 붙잡았다.
진수빈은 시선을 내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입구에서 문씨 가문 사람들이 오길 기다려. 여긴 내가 있을게.”
이곳에 오기 전 진수빈은 이미 문씨 가문에 연락해 문지성을 데리러 오라고 한 상태였다.
진수빈과 문지성은 사이가 나쁘니 혹시 또 충돌하지 않을지 걱정된 문가영이 망설였다.
그녀의 얼굴에 드러난 망설임을 본 진수빈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직업 윤리를 의심할 필요 없어. 술 취한 놈한테 내가 뭘 하겠어.”
“그런 뜻이 아니에요.”
문가영이 민망해하며 답했다.
그녀는 문지성이 눈을 뜬 후 진수빈을 보면 싸움을 걸까 봐 걱정되었다.
...
문가영이 자리를 뜨자 진수빈의 시선이 문지성에게 향했다.
드물게 웃음을 흘린 그의 눈빛엔 냉소와 싸늘함이 섞여 있었다.
평소의 차분함은 온데간데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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