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8화

문가영은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 “뭐가 수상한데요?” 진수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눈빛.” 그렇게 자세히 본건 아니지만 그 눈빛은 여러 번 본 적 있었다. 그는 신경외과에서 가장 젊은 주치의였고, 많은 환자나 가족들은 전부 다 그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의 생명을 구해진 은인을 바라보는 것처럼 그 눈빛에는 갈망과 희망이 가득했다. 환자가 이런 눈빛으로 의사를 바라보는 건 정상이지만 부모가 이런 눈빛으로 자식을 바라보면 이상하게 느껴졌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듯했다. 진수빈은 똑똑해서 평소에 이런 걸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은 항상 남의 속내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문가영이 장연수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말하면서 참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수빈의 이 한마디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 문가영은 무의식적으로 장연수 쪽을 바라보았다. 훤칠한 그였지만 그 두 부부 앞에 서 있으니 뭔가 위축되어 보였다. 그 뒷모습만 봐도 긴장한 것이 느껴졌다. 진수빈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문가영은 장연수에게 무슨 일이 생기길 바라지 않았다. 가끔은 신중을 가하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녀는 진수빈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꼭 잘 전할게요.” 진수빈은 고개 숙여 그녀를 바라보면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고맙긴. 고마워할 필요 없어.” 그는 나중에 문가영이 장연수 일로 또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미리 예방 차원에서 한 말일 뿐이었다. 그는 물건을 챙겨 바로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이곳이 몇 번 와본 곳이라 길이 익숙했다. 문가영도 그를 따라 사무실로 향했다. 비록 노블 그룹 때문에 조 원장님과 사이가 틀어지긴 했지만 두 사람은 적어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최소한 이 아이들한테는 진심이었다. 진수빈과 문가영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한참을 같이 놀아줘서야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장연수가 그 부부와 서로 밀치고 당기는 모습을 보았다. 그 부부는 그를 데려가려는 듯했다.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