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화
다만 이번에 그 이야기를 꺼낸 건 함영희가 아니라 문지성이었다.
문지성과 화상 회의로 업무 정리를 끝낸 뒤였다.
그가 무심하게 여민지의 얘기를 꺼낸 것이었다.
문가영은 조금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지금 전남에 있어서 병원에는 못 가요.”
문지성은 그녀를 슬쩍 흘겨보더니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
“네가 가면 민지가 오히려 더 날뛸걸? 뭐, 걱정은 마. 진수빈이 곁에 있으니까.”
문지성의 말에 문가영의 손끝이 잠시 멈췄다.
그는 다시 천천히 말을 이었다.
“민지 병원 실려 갔을 때, 진수빈이 바로 뛰어갔대. 지금은 친오빠인 나보다 더 자주 들여다보더라.”
그러고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역시 의사는 책임감이 남다른가 봐.”
문가영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차분하게 남은 업무를 정리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난 뒤, 조용히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진수빈과의 대화창에는 그날 그가 보냈던 케이크 사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전북 돌아오면 할 말 있다고 했다.
그 ‘할 말’이라는 게 대체 뭘까?
...
그 후 이틀 동안, 진수빈에게서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문가영은 조심스레 여민지 상태를 한 번 물어보았지만 그조차도 아무런 답이 없었다.
대신 함영희가 여민지의 소식을 전해왔다.
진수빈이 거의 간병인처럼 여민지 곁을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심지어 이틀 동안 휴가까지 내면서 하루 종일 병원에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문가영에게 말했다.
“그런데 방 선생님과 이 선생님도 다녀가긴 했어. 나도 지난번에 수간호사님 따라서 올라가 봤는데 여민지 상태 꽤 안 좋더라. 아무래도 납치된 일 때문인지 사람 자체가 좀 어둡고 많이 야위었어. 솔직히 정상인처럼 보이지는 않았어.”
물론 틀린 말이 아니었다.
다만 그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그들은 여민지를 찾아갔지만 아무도 병실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여민지는 누구도 만나려 하지 않았고 병실 출입을 허락한 사람은 오직 진수빈 한 사람뿐이었다.
문소운이나 구혜림까지 병실 문턱도 못 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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