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2화
진수빈의 손이 얼마나 소중한지, 문가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신경외과 최연소 주치의인 그의 손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단지 진수빈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손을 믿고 수술대에 오르는 수많은 환자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과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문가영은 물러서지 않고 검사를 받자며 고집한 것이었다.
진수빈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는 문가영 얼굴에 서린 조급함,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고 다 보고 있었다.
통증으로 인한 답답함이 점차 누그러졌다.
진수빈의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시선은 계속 문가영을 향했다.
그는 마치 그녀를 달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검사했어. 심각해 보이지만 뼈를 다친 건 아니래.”
그는 말을 마치고는 덧붙였다.
“방 선생님과 같이 갔어. 내 말 못 믿겠으면 그쪽에 물어봐도 돼.”
문가영은 시선을 그의 어깨 쪽으로 옮겼다.
그 상처는 진수빈이 그녀를 지키려다 생긴 것이었다.
하지만 유성에서 돌아온 후, 그녀는 바쁘다는 핑계로 진수빈을 한 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만약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싫을 만큼 끔찍했을 것이다.
문가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진수빈 앞에 조심스럽게 섰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사과했다.
“미안해요. 내가 아니었으면 수빈 씨도 다치지 않았을 텐데...”
진수빈은 담담하게 말했다.
“너를 만나러 온 건 네 사과의 말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야. 어깨 상처는 내가 잘 알고 있어. 네가 자책할 필요는 없어. 그날은 네가 아니었어도 나는 가만있지 않았을 거야.”
그의 말투는 마치 별일 아닌 것처럼 차분하고도 담담했다.
겉옷을 벗고 풀어진 셔츠 사이로 드러난 팔과 가슴, 그 위로 번진 어깨의 짙은 멍 자국까지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문가영은 눈길을 잠시 피하며 말했다.
“잠깐 약국 다녀올게요. 바를 약 좀 사야 할 것 같아서요.”
...
진수빈이 돌아서려던 찰나, 문턱을 막 지나던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문가영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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