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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진수빈은 팔을 치우며 변함없는 어조로 말했다. “내가 손을 들든 말든 무슨 차이가 있나요?” 어차피 모두가 동의했으니, 자기 한 명쯤은 상관없다는 뜻이었다. 방우지가 혀를 찼다. “아까 보니까 문 간호사가 쳐다보던데, 그래도 뭔가 반응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 말에 진수빈은 미동도 없이 답했다. “반응할 이유라도 있나요?” 그때, 여민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회의는 원래 모두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하는 거예요. 누군가는 찬성하면,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고.” 방우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여민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영을 힐끗 내려다봤다. “신경외과 상황이 어떤지 다들 잘 알잖아요. 난 언제든 청력을 잃을 수도 있는 사람이 이곳에 남아있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여민지는 곧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다들 찬성하는 거라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네요.” 회의가 끝난 후, 함영희는 문가영을 급히 끌고 식당으로 향했다. “가영아, 들었지? 다들 네가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딱 여민지 선생님만 빼고.” 여민지한테서 한마디 들은 함영희는 그때부터 여민지에게 불만을 품었다. “그나저나 여민지는 왜 저렇게 잘난 척하는 걸까? 자기 혼자만 특별한 줄 아나 봐.” 문가영은 난감한 얼굴로 그녀를 말렸다. “그런 얘기 함부로 하면 안 돼.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함영희도 그 말에 동의했는지, 더는 여민지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지 않았다. 대신 문가영이 병원에 없던 며칠 동안 있었던 일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 간호사, 함 간호사?” 뒤돌아보니 방우지, 진수빈, 그리고 이희성이 서 있었다. 이희성이 다가오며 말했다. “두 사람도 밥 먹으러 왔어요? 같이 먹어요.” 그 말에 함영희가 순간 말을 더듬었다. “아, 아니요. 그냥 구경 좀 하러 온 거예요.” “식당에 와서 밥을 안 먹고 구경한다고요?” “그러게요, 밥을 안 먹으면서 식당에는 왜 왔을까요?” 이희성과 함영희가 말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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