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8화

문가영은 흠칫했다. 이불을 움켜쥔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사과 맛 사탕은 문사라가 제일 좋아하던 것이었다. 진수빈이 말했다. “어젯밤에 사라가 꿈에 나타났어. 네게 사탕 하나 전해달라고 하더라.” 문가영의 머릿속에 갑자기 어린 시절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어릴 적 문사라와 게임 내기를 했었다. 그때 진수빈이 심판 역할을 맡았고, 이긴 사람이 사탕 하나를 가져가기로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사라는 혈당 스파이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문가영에게도 사탕을 자제하라고 했다. 아주 사소한 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은 그 일이 유독 선명하게 떠올랐다. 문사라의 말이라면 문가영은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사탕을 받아 들고는 조용히 진수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진수빈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로도 문사라와 관련된 것들을 가져오곤 했다. 문사라가 장난삼아 주지 않았던 케이크라든가, 문사라가 알려준 레시피로 끓인 국 같은 것들 말이다. 문가영은 진수빈이 가져다준 것들을 모두 소중히 받아들였다. 그러다 문지성이 문가영을 찾아왔다. 그가 가져온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여민지가 정신병원에 입원했어.” 문가영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이어서 문지성이 덧붙였다. “내가 직접 들여보낸 거야.” 그 말을 할 때 문지성의 얼굴에는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 마치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담담했다. 문가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왜요?” 문지성이 왜 이렇게까지 냉정하고 단호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여민지는 그의 친동생이 아니던가? 문지성은 밝게 갠 하늘을 바라보더니 문가영에게 물었다. “밖에 나가서 햇볕 좀 쬐고 싶지 않아?” 문가영은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문지성에게 궁금한 것도 많았다. 오랜만에 햇빛을 마주한 문가영은 본능적으로 눈을 찡그리더니 몸을 뒤로 살짝 뺐다 그때 문지성이 그녀의 등을 ‘툭’ 치며 말했다. “가슴 펴고 고개 들어. 당당하게 걸으란 말이야.” 깜짝 놀란 문가영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문지성의 눈빛은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