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7화
차가운 바람에 가로등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문가영은 진수빈의 표정을 보지 못한 채 억지로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러다 한참 뒤에야 말했다.
“수빈 씨, 이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돼요.”
문가영은 사실 진수빈이 자신에게 ‘결혼’이라는 단어를 꺼낼 줄 몰랐다.
오랫동안 약혼한 상태에서 결혼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주변 사람이 물어도 꼭 결혼할 거라는 보장이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 당장 그런 말을 꺼낼 리가 없었다.
문가영은 그가 지금 아파서 이런 말을 하는 줄 알았다.
완전히 회복했을 때는 아마 후회할지도 몰랐다.
진수빈은 똑똑한 사람이라 문가영의 거절의 뜻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입술을 깨물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문가영이 기뻐할 거로 생각했는데 말이다.
진수빈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입을 움찔거렸다.
하지만 문가영은 이 이야기를 더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결혼이라는 건 아주 진지하고 엄숙한 일이에요. 수빈 씨...”
사실 그녀는 진수빈에게 지금 상태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고 말하려 했다.
진수빈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말하기로 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 얘기를 할 때가 아니에요.”
그녀와 진수빈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고,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는 문제를 논의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진수빈이 반박할 줄 알았지만 의의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리고 다시 문가영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문가영도 그가 뭘 알게 되었는지 묻지 않았다.
하지만 진수빈의 갑작스러운 말은 그녀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진수빈이라는 사람은 생각나는 걸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하는 사람이었다.
문가영은 걱정거리 때문에 며칠 동안 마음이 심란했다.
다행히도 진수빈이 다시는 언급하지 않자 점차 안심하기 시작했다.
진수빈의 상태도 치료 덕분에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문가영에게 집착하지 않았고, 심지어 먼저 방우지랑 약속 잡고 나가기도 했다.
문지성이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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