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화

문가영이 전북을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진수빈을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문가영은 책임자와 그쪽 상황에 관해 잠깐 이야기하다가 통화를 마쳤다. 이때 마침 임슬기가 다가와서 문가영을 보더니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가영아, 왜 이렇게 말랐어?” 며칠 사이에 문가영은 더 말라 있었고, 얼굴에도 감출 수 없는 피로가 가득했다. 문가영은 고개를 숙였다. 요즘 진수진 곁에 있으면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임슬기가 다가오는 걸 보고 문가영이 일어서서 말했다. “이모, 수빈 씨 치료가 여섯 시간이나 걸린다는데 저 집에 가서 좀 쉬려고요. 이모가 여기서 잠깐 봐줄 수 있을까요?” 임슬기는 당연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녀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기사한테 데려다주라고 할게.” 문가영은 사양하지 않았다. “고마워요. 이모.”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알람을 설정해놓은 대로 잠들었다. 문가영은 잠들지 못할 줄 알았는데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해가 져 있었다. 이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함영희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함영희가 말했다. “가영 씨, 며칠 후에 있을 보육원 아이들 생일파티에 가영 씨를 초대하고 싶은데 오실 수 있겠어요?” 함영희는 지금 보육원 일을 나름대로 잘 처리할 수 있었다. 문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함영희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수빈 씨는 요즘 어때요?” “괜찮아요.” 함영희는 뭔가 더 말하려다 무슨 말을 해도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함영희는 그래도 문가영과 진수빈이 걸어온 길을 옆에서 지켜봐 온 사람이었다. 그녀는 문가영이 진수빈과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결국 함영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요즘 보육원에 일이 많았는데 노블 그룹 문 대표님 덕분에 잘 해결됐어요. 가영 씨, 저 대신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면 안 될까요?” 문가영은 알겠다고 하고 정리를 마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진수빈이 마침 치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