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2화
그해, 문가영이 문씨 가문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구혜림은 벌써부터 그녀를 대놓고 못마땅해했었다.
마침 그때 유행처럼 번지던 게 커다란 막대사탕이었는데 문가영은 길에서 누군가 손에 들고 있는 걸 볼 때마다 부럽기만 했다.
그해 그녀의 가장 큰 생일 소원은 단 하나, 그 막대사탕을 가져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했다.
소원도 생일 당일이 아닌, 문소운이 대충 골라준 아무 날에 빌어버렸다.
그래서 이루어질 리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막대사탕을 선물로 받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문가영은 무심결에 막대사탕을 한 조각 잘라 맛보았다.
달콤했지만 금세 질릴 만큼 과한 맛이었다.
어릴 적 마음속에 그리던 달콤함과는 너무나 달랐다.
그때 막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돌아온 유정원이 막대사탕을 보더니 물었다.
“누나, 어디서 이렇게 큰 막대사탕 산 거예요?”
“친구가 준 거야.”
“친구요? 여기서 새로 사귄 친구예요?”
“응...”
잠시 망설였지만 문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곰과 친구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유정원은 몇 가지를 더 물었다. 상대가 사기꾼이 아닌 걸 확인하고는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문가영이 이곳에서 친구를 사귀었다는 건 곧 여기서 계속 살아가려는 마음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혹시 임슬기가 찾아오면 문가영이 전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을까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 뒤로 문가영의 일상은 이상하게 분주해졌다.
아침이면 공원에서 곰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고 오전에는 또 밀러를 찾아가야 했다.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할머니가 주선해 준 맞선 자리에 끌려 나갔다.
물론 좋은 일도 있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국경없는의사회 가입 절차가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문가영은 가장 먼저 진예은에게 알려주었다.
진예은은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그럼 이제 너 전북으로 다시 안 돌아올 수도 있겠네?”
원래부터 유씨 가문은 A국에 상주하고 있었다.
게다가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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