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4화
문가영은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랬기에 그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하는 모습을 축복할 수는 없었다.
임슬기가 담담히 말했다.
“네가 축복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두 사람이 신경이나 쓸 것 같아? 넌 이제 그냥 가영이의 전남친일 뿐이라고.”
진수빈은 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한 기분이 들었는데 목소리마저 거칠게 갈라졌다.
“저는 그저 가영이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에요.”
그래서 문가영의 행복을 빌 수밖에 없었지만 다른 남자와 함께하는 행복만은 차마 바랄 수 없었다.
그도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조차 문가영을 완전히 놓아주지 못했으니까.
할머니의 간섭을 피해 보려고 명우와 만나 식사를 할 때였다.
문가영은 자꾸만 누군가 뒤에서 따라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으나 이상한 기척은 없었다.
그런데 불시에 옆 전광판에 뜬 뉴스가 눈에 들어왔다.
북원 그룹이 해외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한다는 보도였다.
유진성은 유일 그룹이 북원 그룹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했었다.
명우는 그녀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는 걸 보고는 물었다.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문가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돌렸다.
“참, 명우 씨. 저 이제 전북에 다녀오려고요. 친구를 만나고 싶었어요.”
명우가 당부했다.
“스케줄 잘 확인하고 가요. 손 교수님이 지원서를 이미 올려놨다던데 곧 오라고 연락이 올 거 아니에요.”
그가 말한 건 국경없는의사회 얘기였다.
“알고 있어요.”
“그리고.”
명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최근에 들었는데 예전에 모델 일 했었다면서요? 나도 마침 사진작가 일을 했거든요. 언젠가 같이 뭔가를 해보면 재밌을 것 같은데요?”
명우는 한때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프리랜서 사진작가였다.
그는 가볍게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문가영은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계속 누군가 자신을 뒤따르고 있는 듯한 기분이 가시지 않아 마음속에 계속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
명우는 그녀가 대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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