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0화
그녀의 마음은 한순간도 존중받은 적이 없었고, 또 언제나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수없이 쓰레기통에 처박혔던 케이크들, 그리고 집 안에서 그녀에게 허락된 건 오직 작은 소파 하나였다는 것까지 모두 진수빈과 얽힌 지난날의 기억들이었다.
문가영은 언젠가는 그 일들을 다 잊을 거라 생각했다.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을 거라고도 믿었다.
하지만 막상 입 밖에 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자신은 결코 그렇게 너그럽지 못하다는 것을.
그 일들을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오랜 침묵 끝에, 곰 인형 속의 그가 휴대폰에 글을 적었다.
“그럼 예전에 좋아했던 그 사람이 미워요? 많은 잘못을 했잖아요.”
문가영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잠시 눈을 깜빡였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저었다.
“예전에는 미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진수빈을 죽어라 뒤쫓던 시간 속에서 문가영은 많은 것들을 배웠다.
스스로도 꽤 괜찮은 사람이 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진수빈이 있었기에 앞으로 나아갈 힘도 생겼다.
그렇다고 원망이 없었을까?
그건 아니었다.
처음 진수빈과 약혼했을 때, 문가영은 그의 차가운 무관심 때문에 수도 없이 서러웠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진수빈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의 무심함 때문에 마음이 아팠고, 서럽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가영은 생각을 바꾸었다.
아니, 스스로를 세뇌해 결국 받아들이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진수빈은 묵묵히 문가영의 말을 듣고 있었다.
대부분 진예은에게서도 들은 이야기였지만 정작 문가영의 입으로 직접 듣게 되자 감회가 남달랐다.
뭔가가 가슴을 쿡쿡 찌르는 듯이 아팠다.
인형 탈 하나가 두 사람 사이를 막고 있었는데, 그건 오래 지나온 시간처럼 쉽게 걷히지 않았다.
자리를 뜨는 문가영의 얼굴은 훨씬 편안해 보였다.
그녀는 오던 길에 들렀던 케이크 가게에서 조그만 케이크 하나를 사 오더니 장난스레 웃으며 내밀었다.
“나이가 많은 것 같진 않네요. 케이크를 먹고 싶어 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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