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1화
임슬기다 떠나던 날, 문가영은 직접 공항까지 배웅을 나갔다.
진경수와 크게 다툰 탓에 임슬기는 예정된 비행기를 하루 늦췄지만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었다.
전북으로 돌아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진수빈도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임슬기와 함께 돌아가지 않았다.
북원 그룹이 이쪽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현지 조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문가영은 그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임슬기에게 인사를 마치고는 손서희와 함께 곧장 돌아섰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임슬기가 고개를 돌려 진수빈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수빈아, 아직도 가영이한테 진실을 말할 생각이 없는 거야? 매일 아침 인형 탈을 챙겨 나가는 걸 우리가 모를 줄 알아?”
임슬기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진수빈은 사실상 그녀 손으로 키워낸 양자였지만 정작 그녀를 닮은 구석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임슬기는 결국 그 앞에서 마음이 약해지고 만다.
그녀는 한숨을 푹 쉬면서 타이르듯 말했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결국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야. 거짓은 오히려 너희 사이의 오해만 깊게 만들 뿐이라고.”
진수빈도 문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낮게,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언젠가 모든 것을 문가영에게 설명할 것이다.
하지만 임슬기는 그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과거 진수빈이 문가영에게 저질렀던 일들을 떠올릴수록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수빈아.”
임슬기는 좀처럼 쓰지 않던 부드러운 어조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임씨 가문의 장녀로 태어난 그녀에게 남편과 첫사랑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받아들인다는 건 이미 세간의 조롱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 진수빈이 남들까지 부러워할 만큼 두각을 드러내면서야 그런 수군거림은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진수빈은 늘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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