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9화
“그래.”
문지성이 미간을 살짝 치켜올렸다.
“이제 북원 그룹도 노블과 손을 끊었으니, 우리가 더 엮이는 것도 어불성설이지.”
문가영은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며칠 전 손서희가 했던 말을 떠올린 그녀가 조심스레 물었다.
노블 그룹이 이번 사건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럼 문지성 씨는… 회사는 괜찮아요?”
문지성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웃었다.
“예전에 재단에 문제가 터졌을 때보다는 덜하지. 그땐 사회 전체가 흔들렸지만 이번엔 여민지 개인의 문제니까. 마케팅팀만 노력하면 여론은 충분히 다시 돌릴 수 있어.”
그가 손끝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그렇게 우울해하지 마. 이 정도 문제는 수습할 수 있어. 네게 연락한 건 문사라의 묘가 재건됐다는 소식을 알려주기 위함이었어. 나는 내일 다녀올 생각이야.”
문가영이 무의식적으로 동행을 요구했다.
“저도 같이 갈래요.”
하지만 문지성이 단호히 거절했다.
“난 혼자 갈 거야. 넌 나중에 따로 가.”
문가영은 문지성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멍하니 자리에 굳어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문지성이 눈을 내리깔았다.
차게 굳은 얼굴에서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우리가 같이 가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지. 게다가 문사라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언제나 너와 진수빈이었잖아. 그 애와 함께 가는 게 맞아.”
그 말에 문가영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 문지성 씨.”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문지성은 그 주제를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
“저택에 네 물건 좀 남아 있어. 그동안은 내가 보관해 두고 있었거든. 시간 될 때 양 비서가 네게 전해 줄 거야.”
문가영은 그제야 문지성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인연을 정리하자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반박하지도 못한 채 고개만 푹 떨구었다.
그렇게 침묵만 흐르는 순간 문지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전에 하고 싶다던 말, 지금 해도 돼.”
순간 문가영의 등이 곧게 굳었다.
하지만 그녀가 고개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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