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5화
문가영의 손을 잡은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줘. 난 뭐든 잘할 수 있어.”
문가영은 진수빈을 보내고 난 후에도 진예은이 걱정됐다.
그녀와는 오랜 친구였고, 서로의 마음은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문가영은 곧장 진예은이 일하는 방송국으로 향했다.
그녀는 풀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난 친구의 얼굴에서 피로를 읽어냈다.
“어제 내가 떠난 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진예은은 웃으며 부정하려 했지만 문가영을 속일 수는 없었다.
“넌 핑크 아이섀도는 절대 안 쓰잖아. 풀 메이크업을 하는 타입도 아니고. 예은아, 우리 친구야. 네가 그랬잖아.”
“…”
억지로 입꼬리를 당겨 웃던 진예은이 웃음을 거두어들였다.
그녀가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너한테까지 들킬 줄은 몰랐는데.”
근처 식당.
진예은은 결국 문가영에게 모든 일을 털어놓았다.
놀란 문가영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진예은에게 되물었다.
“그러니까… 교수님이랑 잤는데… 교수님은 네가 그분을 유혹한 줄 알고 계신다는 거지?”
진예은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쓰게 웃었다.
“응… 나 원래도 그 사람 좋아했어. 게다가 어제는 술에 절어 있었으니까…”
“아니,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문가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교수님은 남자야. 너보다 힘도 세다고. 그분이 정말 원하지 않았다면 빠져나갈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을 거야. 설마 술에 취한 네가 교수님을 침대에 묶기라도 했겠어?”
진예은이 멍한 얼굴로 창가의 화분을 바라봤다.
“…사실 오늘 아침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뭔지 알아? ‘차라리 술에 취하지 말걸.’ 그랬으면 후회라도 덜했을 텐데. 가영아, 난 이 상황이 너무 우스워. 형부를 좋아하는 것도 모자라 그 사람이랑 잤다고 기뻐하는 내가… 송지수 씨가 날 역겹다고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문가영이 입술을 잘근거렸다.
진예은과 송지수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그녀뿐이었다.
학창 시절 진예은은 늘 괴롭힘을 당했고 그때 임시로 학교에 들어와 그녀를 구원해 준 강사가 바로 송지수였다.
진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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