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문가영은 잠시 멈칫하다가 설명했다.
“이건 슬기 이모가 전해달라고 하신 거예요.”
눈빛이 어두워진 진수빈은 문가영을 보고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짜증 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돌려주고 다시는 내 일을 방해하지 말라고 전해.”
‘방해’라는 단어는 마치 문가영을 향해 말하는 것처럼 일부러 약간 강조하며 말했다.
여민지는 책상 위의 보온 통을 흘끗 보며 말했다.
“의사 사무실은 사랑을 나누는 곳도 구내식당도 아니에요.”
입술을 깨물며 진수빈을 올려다본 문가영은 그의 얼굴에 짜증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문가영이 낮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죄송해요, 이 시간에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진수빈은 눈도 깜빡하지 않은 채 책상 위의 각종 자료들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신경외과의 환자들은 모두 생사가 달린 중증 환자들이었기에 진수빈은 모든 정신을 집중해야 가장 정확한 치료 방안을 연구해낼 수 있었다.
보온 통을 들고 다시 진료실을 나온 문가영은 복도에 기대어 임슬기를 기다렸다.
무거운 표정으로 복도에 온 임슬기는 문가영의 손에 든 보온 통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안 먹겠다고 했지?”
문가영이 설명했다.
“바빠서 시간이 없대요.”
하지만 임슬기는 문가영이 어색해하는 것을 한눈에 꿰뚫어 보았다.
“너한테 또 잔소리했니?”
진수빈이 어떤 성격인지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임슬기가 진수빈과 친해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문가영은 시선을 내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수빈 씨의 근무 시간에 방해를 한 거예요. 슬기 이모, 죄송해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보온 통을 임슬기에게 건넸다.
임슬기가 말했다.
“안 마시겠다고 하니 네가 마셔. 원래 널 주려고 한 거야. 수빈이는 그냥 온 김에 챙긴 거고.”
진경수가 귀띔하지 않았다면 임슬기는 진수빈을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문가영이 여전히 망설이는 것을 보고 임슬기가 물었다.
“퇴근했니?”
“네, 야근 끝났어요.”
“그럼 집에 데려다줄게.”
임슬기가 말했다.
BMW를 운전하던 임슬기는 신호등에서 멈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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