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언제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는지 깔끔한 차림으로 나온 진수빈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병원까지 데려다줄게.”
고개를 끄덕인 문가영은 그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차가 병원 정문에 멈춘 뒤 들어갈 생각이 없는 진수빈을 보고 문가영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고마워요, 들어갈게요.”
진수빈은 ‘응’이라고만 대답했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몸은 사실 아직도 불편한 느낌이 있었지만 문가영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게다가 오늘따라 운이 좋게도 환자들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다음 날 아침 교대 시간, 함영희가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제 야근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정신이 말짱해?”
보통 간호사들은 야근을 마치면 다크 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와 저승사자 같은 모습이었다.
문가영이 함영희에게 물었다.
“진 선생님은 왔어?”
밤새도록 생각해봤지만 진수빈이 두 사람 사이를 연인이라고 말한 것이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얼른 만나 이것이 꿈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너 정말 이상해.”
함영희가 혀를 차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봐, 도대체 무슨 일이야?”
문가영이 평소 진수빈을 아무리 좋아한다 해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묻지는 않았다.
게다가 진수빈을 볼 때마다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함영희가 문가영을 쳐다보며 계속 물으면서 두 사람이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을 때 방우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은가 봐요?”
뒤를 돌아본 문가영은 의사들이 회진하러 온 것을 발견했다.
이내 사람들 속에 있는 진수빈을 한눈에 찾아냈다.
진수빈은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자료를 보고 있었다.
이마 앞머리가 눈썹 뼈에 닿아 오뚝한 코를 더욱 멋있어 보이게 했다.
“가영아, 뭘 그렇게 보고 있어?”
함영희가 문가영의 손을 툭 쳤다.
“방 선생님이 어제 중환자실 상황 물어보시잖아.”
그제야 문가영이 정신을 차리고 차트를 방우지에게 건네자 방우지가 말했다.
“유선우 씨와 소연 씨가 최근에 복귀했으니 중환자실 쪽은 인원이 충분하니까 문 간호사는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복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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