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1화
문가영과 진수빈이 다시 함께한다는 소식은 결국 바깥으로 흘러나갔다.
가장 기뻐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임슬기였다. 그녀는 손서희와 무려 세 시간 넘게 통화하며 환하게 웃었다. 결혼식 장소까지 벌써 정해 놓을 기세였다. 반면 손서희의 목소리에는 못마땅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그 사이 진경수는 이혼하지 않겠다며 두 차례나 임슬기를 찾아왔지만, 번번이 내쫓겼다.
문가영의 뒤에는 유일그룹이라는 거대한 뒷배가 있었으니, 누구나 조금이라도 연을 맺고 싶어 했다. 그래서 연말이 다가올수록 각종 행사 초청장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문가영은 유진성과 상의한 끝에 전부 거절했다.
그녀가 전북에 머무는 이유는 휴식이었고 다른 일들은 유정원에게 맡겨도 충분했다. 게다가 머지않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이 다시 시작된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출발해야 했다.
하지만 이 사실은 아직 진수빈에게 말하지 못했다.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막막했고 그가 과연 받아들일지도 알 수 없었다.
이번 명절, 유씨 집안에서 전북에 남은 사람은 문가영과 유정원뿐이었다. 임슬기는 두 사람을 곧장 자기 집으로 불러들였다.
문가영은 베란다에 서서, 정원에서 분주히 장식을 다는 일꾼들을 내려다보다가 전화를 붙들고 손서희에게 물었다.
“엄마, 예전에 A국으로 팀을 따라 떠나기로 했을 때 아빠한테는 어떻게 말씀하셨어요?”
“그냥 솔직히 말했지. 대신 크게 싸웠어. 그 사람은 내가 자신을 버리는 줄로만 알았거든.”
유진성의 억울해하던 얼굴을 떠올린 문가영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러나 곧 손서희의 진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런 문제는 결국 부딪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매해 팀에 남는 사람은 많지 않아. 가족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거든.”
“그랬군요...”
문가영은 낮게 중얼거렸다.
그녀는 단지 어떻게 진수빈에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그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다.
잠시 뒤, 손서희가 다른 일로 전화를 끊었다. 문가영이 휴대폰을 쥔 채 돌아섰을 때, 진수빈이 접시 위에 과일을 담아 들고 서 있었다.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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