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0화
결국 문가영과 진예은은 함영희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진수빈이 영상을 찍고 사진을 남겨 그녀에게 보내 주었다.
그때 문가영은 첫 파견에서 돌아와 두 번째 출발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A국에서 유씨 가문과 보름을 함께한 뒤, 다시 전북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진수빈이었다. 초여름, 그는 회색 캐주얼 차림으로 단정히 서 있었고, 부드럽게 흘러내린 머리칼과 차분한 분위기가 사람들 틈 속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문가영은 다가가며 물었다.
“언제 온 거예요?”
“방금.”
“정말요?”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사실 그녀가 아직 A국에 있을 때부터, 그가 이미 휴가를 내고 찾아오고 싶어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병원 사정만 아니었다면 진즉에 왔을 것이다.
진수빈은 그녀의 캐리어를 받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자연스레 그녀의 손을 잡았다.
“사실은 조금 먼저 도착했어.”
문가영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많이 말랐네요.”
그의 근황은 방우지를 통해 대충 알고 있었다. 수술대에 서지 못해도 그는 여전히 수많은 일을 떠안고 하루 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문가영도 다르지 않았다. 그녀 역시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냈으니 그를 탓할 자격은 없었다.
그럼에도 집으로 향하는 길 내내, 진수빈은 손만 꼭 잡고 있을 뿐 달콤한 말 한마디 없었다. 흔히 연인들의 재회에 따라붙는 격한 감정의 표출도 없었다.
문가영은 잠시 혼란스러워졌다. 어젯밤 카카오톡에서 그토록 보고 싶다고 했던 사람이 정말 그일까 싶을 정도였다.
아파트 입구에 다다랐을 때, 그의 전화벨이 울렸다. 병원에서 걸려온 듯한 기척이었다. 그 순간 문가영은 무심코 말했다.
“바쁘면 그냥 가요. 저는 제 집에 가도 돼요.”
진수빈은 걸음을 멈추더니 주저 없이 전화를 끊었다.
“안 바빠.”
“안 바빠도, 저는 그냥 집에 가고 싶어요.”
문가영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제야 그는 그녀가 화가 났음을 깨달았다. 곧장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정말 안 바빠. 방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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