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진수빈은 문가영이 하루 종일 어디에서 그렇게 많은 희로애락을 느끼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일이 그녀의 기분을 좌우하는 듯했다.
그는 사실 그런 모습이 이성적이지 않으며 똑똑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문가영은 그의 손에 손목이 잡힌 채 눈가가 빨갛게 부어 있었고 눈에는 희미한 물기가 맺혀 있었다. 그녀는 한참 만에 겨우 자신의 목소리를 찾았다.
“내가 감정적이라고요?”
그녀는 진수빈이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문가영의 머릿속은 너무 복잡해서 생각할 여력조차 없었다.
그녀는 진수빈에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기분이 좀 안 좋아서 수빈 씨너와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4번 병상 환자를 구하지 못해서 방금 돌아가셨어요.”
마지막 말을 할 때 그녀의 목소리는 흐느끼며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을 드러냈다.
진수빈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고 눈 속의 짙은 안개가 조금 걷혔지만눈빛이 한결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차갑고 담담했다. 그는 눈을 내리깔며 문가영을 마치 공적인 일을 처리하듯무미건조하게 바라보았다.
“네 슬픔은 4번 병상 환자에 대한 안타까움이겠지만 다른 환자들에게는 무책임한 행동이야. 병원의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매번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면 네가 돌봐야 할 다른 환자들은 어떻게 할 건데?”
휴게실은 텅 비어 있었고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진수빈의 목소리는 마치 벼락처럼 문가영의 가슴에 꽂혔다을 천둥처럼 내리쳤다. 그녀는 숨조차 쉬기 힘들었고 멍하니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여전히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지금 네가 여기에 있는 건 휴가를 냈기 때문이야. 그런데 4번 병상 환자 때문에 낭비한 시간이 7번, 9번, 16번 병상 환자들에게도 피해를 준 건 아닌지 생각해 봤어? 문가영 절대적인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게 바로 환자들에게 가장 큰 무책임이야.”
진수빈은 평소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 거의 없었고 이렇게 길게 말하는 것도 드물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모든 말은 오롯이 그녀를 향한 비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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