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7화
노인이 말을 마쳤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멍 해있던 이태호는 뒤늦게 자신의 주위 환경이 어딘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상황파악을 하던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종문 신전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의 눈앞에는 하얀 그림이 드리워진 고즈넉한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 위로는 붉은 해가 이글거리며 밝은 빛을 뿜어냈고, 그 주위의 산들은 모두 수려하고도 웅장했다. 거대한 대자연 앞에 홀로 고립된 듯한 기분이 왜인지 모를 경외감까지 들었다.
이태호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고 있던 그때, 방금 들었던 흰옷 노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는 이태호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저 노인을 스승으로 모시면, 앞으로 태일성지는 전부 내 것이 된다는 거지?’
다시 정신을 차린 이태호는 곧바로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며 인사를 건넸다.
“태일성지 신입 제자 이태호, 노조님께 인사 올립니다...”
조금 전, 이태호는 이 흰옷 차림의 노인이 신전에 모습을 드러냈던 때를 떠올렸다. 노인의 등장에 성지의 종주인 자음은 물론 연장생을 비롯한 다른 장로들의 지나치게 깍듯한 모습으로 미루어보아 노인의 정체가 결코 단순한 노조 급이 아님을 눈치챘다.
이미 한쪽 발은 선인의 경지에 들여놓은 사람일 지도 몰랐다.
이태호의 표정을 바라보던 노인 윤고현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옅게 웃었다.
“이 녀석, 아직도 내가 누군지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됐어, 그냥 바로 알려주마.”
윤고현은 말을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태일성지 21대 종주이자, 현 종주 자음의 사숙조다. 2천 년 전, 9급 성황의 경지에 오른 후부터는 종문의 일에 신경 끄고 오직 선인이 되기 위해 폐관 수련 중이었지.”
‘2천 년 전부터 선인이 될 준비를 했다고?’
윤고현의 말에 이태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적잖이 충격받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준비해왔다는 것은 이미 반쯤은 선인이라는 뜻이었다.
이태호가 충격에 빠져있는 사이, 윤고현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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