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5화
반나절이 지났지만 대전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이태호는 심지어 연장생, 유태양 등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이번에 서문겸이 동황에 침입해서 반선급 수사 세 명을 연달아 죽였다는 놀라운 소식은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명씨 가문 가주의 말을 되새겼다.
서문겸의 실력이 갑자기 강해졌고 마수처럼 살육을 진행하였으며 반선 노조를 손쉽게 해결하였다니...
‘골치 아프게 됐군.’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명오학의 말에 따르면 서문겸은 이미 마도에 빠졌다고 한다.
혼원성지의 종주 ‘허필수’가 조신의 분신으로 되었으니 서문겸이 조신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었다.
겨우 보름 정도 여유롭게 지냈는데 이제 또 동황에 가서 도와줘야 할 것 같았다.
가지 않을 수도 없었다.
동황의 8대 세가가 모두 멸망한다면 조신의 진신이 순식간에 봉인을 깨뜨릴 수 있다.
조신의 진신이 봉인에서 나오지 못하더라도 반선급 수사들을 여러 명이나 죽이고 반선의 정혈을 삼킨 서문겸이 하늘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진선으로 비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황금대세라고 하지만 진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누구도 쉽게 내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다정한 말투로 명오학에게 말했다.
“명 도우, 염려하지 마세요. 서문겸과 같은 대마두를 우리 태일성지가 어찌 모른 척하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러고 나서 태일성지의 종주와 장로들과 따로 상의하겠다는 눈빛을 보냈다.
명오학은 눈치가 빨라서 곧바로 일어서서 대전 밖으로 나갔다.
떠나기 전에 그는 무언가를 생각난 것처럼 발걸음을 멈추고 주저하다가 착잡한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
“이 도우는 청제의 후계자이시죠. 우리 동황 세가들은 모두 청제님 부하의 후예입니다. 이번에 이 도우께서 우리 가문을 도와 위기를 넘기면 조신의 진정한 목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태호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되물었다.
“조신의 진정한 목적이 진선으로 되는 것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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