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9화
허필수는 흔들림 없이 제자리에 서 있었다.
서문겸이 무시무시한 법칙의 힘을 아무리 사용해도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허필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말하였다.
“흥. 불가능한 일은 없지.”
그가 조신의 땅에서 벗어난 후, 계주의 자리를 차지할 생각만 하였다.
지금 창란 세계에서 청제탑을 가진 이태호 외에 그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혼원성지로 돌아온 것도 서문겸을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어쨌든 내공을 완성한 반선급 수사가 아닌가?!
그러나 동천 세계에서 본 서문겸은 참으로 실망스러웠다.
서문겸은 예전부터 그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했고 지금은 그에게 대들기까지 했다.
허필수가 손가락을 들고 허공을 향해 살짝 찍자 주변의 시공간은 얼어붙은 것 같았다.
이런 광경을 본 서문겸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놀라서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너에게 진선으로 비승할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배은망덕한 놈이 감히 주인을 잡아먹으려고 한다니.”
허필수는 서문겸을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보이지 않는 힘이 서문겸을 들어서 허공으로 끌어올렸다.
서문겸은 당황스러워서 두 다리를 힘껏 버둥거렸다.
그러나 그가 입을 여러 번 움직여도 마치 독을 먹은 벙어리처럼 목구멍에서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이제서야 눈앞의 허필수는 예전의 분신이 아닌 진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문겸은 생각할수록 머리가 저릿했고 마치 수많은 벌레가 그의 몸에서 기어가는 것처럼 온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허필수는 웃으며 손가락을 움직이자 주변의 얼어붙은 공간이 해제되어 시간이 다시 정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서문겸의 공포에 찬 목소리도 울려 퍼졌다.
“넌, 넌 조신이야!”
“눈치는 있지만 아직 부족하네 “
허필수는 상냥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멀리서 보면 자애로운 이웃집 아저씨처럼 보였다.
그러나 서문겸은 그의 이런 표정을 보자 영혼마저 벌벌 떨었다.
천하 만물을 개미처럼 보는 유아독존의 표정은 너무나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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