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다시 정신을 차린 고의찬은 자신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무의식적으로 하가윤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낯선 얼굴의 간호사였다.
“고의찬 씨, 깨어났어요? 수납 창구에서 치료비 내는 거 잊지 마시고요.”
허우적거리며 일어난 고의찬은 간호사의 옷자락을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죄송한데... 누가 저를 병원에 데려다준 거죠?”
“누구겠어요. 지나가던 착한 기자죠. 설마 하가윤 씨가 미련이라도 남아서 본인을 병원에 데려다줄 거라고 기대한 건 아니죠? 풉!”
눈살을 찌푸리며 몇 마디 욕을 한 간호사는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고의찬에게 삿대질하며 욕했다.
“고의찬 씨가 한 짓들, 고씨 가문에서 전부 낱낱이 밝혔어요. 지금 밖에 나가면 서울에서 고의찬 씨 욕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차라리 욕을 안 하는 게 몇 명인지 세는 게 더 빠를 거예요! 정말 염치도 없지...”
간호사가 화가 난 얼굴로 말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난 후 병실에 앉아 있는 고의찬은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베개 옆에 놓인 휴대폰을 켜니 알림들이 물 쏟아지듯 화면에 떴다.
첫 번째는 고우 그룹 공식 계정에서 소셜 플랫폼을 통해 장문의 글로 입장을 발표했다.
고의찬이 한 짓을 한 글자 한 구절 모두 낱낱이 적어 놓았다.
모든 잘못을 고의찬 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워졌고 고우 그룹, 고우근, 김경화, 그리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정식 명분조차 없는 동생들과 누나들은 완벽한 피해자로 변신했다.
심지어 민효영과 고유현까지 고의찬에게 협박당한 무고한 모자가 되었다.
화면 속의 민효영은 얼굴이 퉁퉁 부은 채 화장도 하지 않고 카메라를 향해 고의찬이 한 짓들을 하나하나 고발했다.
완전히 지쳐버린 고의찬도 더는 그들과 시비를 따지고 싶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손바닥 뒤집듯 순식간에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예전의 고의찬이 아니었다. 비록 자신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더라도 하가윤이 없다면 이 세상에 더는 미련이 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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