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화
강인 그룹의 자료실은 꽤 넓었다. 대략 300평 정도는 돼 보였다. 이진아는 손에 빗자루를 들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참 걸리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 보니 매일 청소 담당자가 다녀가는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했다. 굳이 그녀가 할 일이 있을 리 없었다.
이진아는 근처에 꽂혀 있던 책 한 권을 집어 들더니, 얼굴 위에 덮고 태연하게 낮잠을 즐기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햇살을 가져주던 책이 사라졌다.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자마자, 눈앞에 서 있는 강현우와 시선이 마주쳤다.
이진아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강현우는 손에 든 책의 표지를 한 번 훑어보더니, 허스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제목을 읽었다.
“상사와 동거하는 날들?”
‘미치겠네? 자료실에 왜 이런 책이 있는 거야? 그냥 햇살 좀 가리려고 아무거나 집었을 뿐인데! 제목은 본 적도 없다고! 이거... 분명히 청소하는 분들이 실수로 두고 간 거겠지?’
이진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머릿속이 하얘지며 급히 변명했다.
“이거 제 거 아니에요.”
자료실 문은 닫혀 있었고 강현우는 휠체어 없이 그녀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오후의 햇살이 두 사람을 따스하게 감쌌다.
그는 긴 손가락을 뻗어 책장을 한 장씩 넘겼다.
이진아는 더욱 안절부절못했다.
‘제목만 봐도 입에 담기 민망한 삼류 소설인 게 뻔하잖아...’
그녀는 눈앞이 새하얘진 채, 책을 낚아채서 힘껏 멀리 던져버렸다.
“강 대표님, 이런 책은 굳이 안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강현우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얼굴은 여느 때처럼 무표정했지만, 그녀의 새빨개진 얼굴을 보자 시선을 살짝 돌렸다.
“청소하라고 시켰지, 근무 시간에 여기 와서 자라고 한 적은 없을 텐데?”
“죄송해요.”
그녀는 황급히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강현우는 천천히 휠체어에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같이 갈 곳이 있어.”
“지금요?”
“응.”
이진아는 얼른 휠체어를 밀었다.
“알겠습니다.”
아직 근무 시간이었지만,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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