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6화
서연우는 황급히 자세를 고쳐 앉으며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서대식은 서하진을 땅바닥에 눌러 앉히게 하고 고춧물에 담근 채찍을 가져오게 했다. 그 고춧물은 가장 매운 고추로 만든 것이어서 한 번만 맞아도 죽을 듯한 고통을 느낄 정도였다.
벌을 담당하는 이는 덩치가 큰 남자였는데 그 채찍질한 번에 피가 바로 터져 나올 수도 있는 위력이었다.
서연우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특히 그 채찍이 고춧물에 담겨 있는 것을 보고는 바로 일어나 벌을 담당하는 사람 곁으로 다가갔다.
“아버지, 전 평소에 아버지 말씀 가장 잘 듣는 자식이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으신 겁니까? 이런 거로 때리면 열 대로 안 돼서 형이 기절할 겁니다. 아버지는 평생토록 저희에게 이런 잔혹한 벌을 내린 적 없으셨잖아요.”
예전에도 매를 들더라도 이런 고춧물, 그것도 이렇게 섬뜩한 빛을 내는 고춧물에 담근 채찍을 본 적 없었다.
서연우는 형이 이런 채찍에 맞는 걸 도저히 볼 수 없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형을 벌하실 거라면 차라리 저도 함께 때리세요. 이참에 서씨 가문 대가 끊겨버리게 하시라고요!”
마지막으로 한 말이 너무도 심했는지 서대식은 그 자리에서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
서연우는 깜짝 놀라 황급히 일어나려고 했다.
“아버지!”
이진아는 미간을 구기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연우 씨, 말조심하세요. 이런 벌을 내리시는 어르신께서도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습니다. 그 고통이 서연우 씨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겁니다.”
여하간에 지금 맞고 있는 사람은 서하진, 그러니까 서대식이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던 아들이 아닌가.
서연우는 붉은 피를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파 입술을 꽉 짓이겼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개를 떨구며 조금 전 그런 말을 한 것을 약간 후회했다. 서하늘의 일만 해도 막 터져 나왔을 때 서대식이 힘들었을 텐데 말이다.
서연우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형이 우리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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