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이진아는 병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진동욱을 마주하게 되었다.
진동욱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그녀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진아 씨, 줄 게 있어요."
이진아는 녹음기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진동욱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사초 지종을 설명하자면 길지만, 약속해 주세요. 이번 누명을 벗고 나면 제가 병원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요. "
그녀의 눈에 잠깐 웃음이 스쳤다. 눈앞의 남자는 공포에 질려 있었고 갑자기 나타난 트럭 운전 기사에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 아마 이수아가 병원에서 그를 해치려 한다고 생각한 듯했다.
증거를 강서준에게 넘길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진동욱은 이진아를 선택했다. 오히려 더 잘된 상황일지도 모른다.
"선생님, 이건 뭐죠?"
"진아 씨를 모함한 증거예요. 이제 와서 말하자면 이수아 씨는 임신한 적이 없어요. 이건 이수아 씨와 제 대화 내용을 녹음한 거예요. 진아 씨는 착한 사람이니 반드시 저를 도울 거라고 믿어요."
이진아는 녹음기를 손에 쥐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렇군요, 정말 고마워요. 일단 선생님은 당분간 집에서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여동생이 워낙 수법이 악랄해서 집에 있는 게 가장 안전할 거예요.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믿을게요. 모든 게 진아 씨의 손에 달렸어요."
그가 떠난 후 이진아는 녹음기를 확인하며 파일을 옮겼지만, 손을 쓰기도 전에 차 한 대가 그녀 앞에 멈췄다.
이씨 가문의 차였다. 곧이어 차에서 네댓 명의 경호원이 내렸다.
그녀를 정신병원으로 보내기 위함이 틀림없다.
이진아는 망설임 없이 녹음 파일을 강현우에게 전송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이렇게 하는지 잘 몰랐다. 강서준에게 말했듯이 강현우는 냉혹하고 감정 없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그녀에게 악의는 없었다. 게다가 앞으로도 그의 '수면제' 역할을 해야 했으니 강서준 역시 그녀를 필요로 했다.
사람 사이에 좋은 관계가 유지되는 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 아니던가?
그녀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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