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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1화

서하늘의 최면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진아는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눈앞의 상황을 먼저 잘 대처하고 나서 어떻게 강현우 곁을 맴돌지 방법을 찾아야 했다. 현재 그녀가 분신술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렇게 눈에 띄는 새 신분을 만들었으니 이제는 여씨 가문 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여나연이 온 것이라 짐작했다. 사흘 만에 여나연이 드디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러 왔다. 이진아는 문을 열고 밖에 서 있는 여자를 보며 입가에 미를 지었다. “여나연 씨.” 솔직히 여나연의 얼굴은 정말 자신과 닮아 있었다. 여나연의 시선이 문 안쪽으로 두어 번 향했다. “지금 괜찮아요?” 이진아가 옆으로 비켜주자 여나연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왔다. 방안은 깨끗했다. 그녀는 주위를 훑어보며 다른 사람은 없음을 확인한 뒤 소파에 앉았다. “여진한 씨, 셋째 오빠가 최근에 괴롭히지는 않았어요?” 이진아는 그녀의 떠보는 것을 모르는 척하며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그녀의 담담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제가 여씨 가문 도련님을 귀찮게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거예요.” 여나연은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보복이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전 무서운 게 없어요.” 여나연은 컵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며칠 동안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을 설득하며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했다. 그녀가 여씨 가문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신중함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몇 번이나 죽었을 것이다. 여나연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한 뒤 물었다. “여진한 씨, 우리 협력할까요?” 이진아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승낙하지도 거절하지도 않았다. 여나연은 조급해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얼마 후 이진아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협력하는 거라면 여나연 씨 곁에 자주 나타나는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여나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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