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4화
“삼촌, 할아버지가 윤철이를 꽤 만족해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심윤철이라는 이름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지어주신 것이었다.
그때는 아들이라고 생각했기에, 남자아이의 이름으로 ‘심아라’와 ‘심윤철’이라는 이름 두 개를 준비했다.
평소에는 다들 심아라라고 불렀고, 심윤철이라는 이름은 심환이 사적으로 부르는 애칭이었다.
그래서 이 삼촌들은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심아라라는 이름의 여자가 남자 행세를 하고 권력을 빼앗는 데 성공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그의 여동생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심환은 자신도 모르게 추억에 잠겼다.
그래서 눈앞의 중년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듣지 못했다.
남자는 무려 10분 동안 심환의 대답을 듣지 못하자 고개를 돌려 멍하니 있는 그를 보고 기분이 매우 나빠졌다.
“심환! 네 생각은 어떠냐? 삼촌들은 다 널 지지해. 이제 네가 돌아왔으니 네가 진짜 후계자야. 우리가 힘을 합쳐 심윤철을 내쫓을 수 있어.”
심환은 한숨을 쉬며 의안이 있는 한쪽 눈을 만졌다.
그리고 얼굴에 쓴 가면을 벗었다.
불에 그을린 반쪽 얼굴과 애꾸눈을 본 중년 남자를 벌떡 일어서더니 그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무슨 일이야?”
“지난 일일 뿐이에요. 삼촌도 보셨겠지만 제가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권력을 다투겠어요. 밖에 나가면 아이들도 무서워할 텐데요. 앞으로는 제 거처에만 머물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해요.”
남자는 이를 악물었다.
가면 아래에 그런 얼굴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그는 분노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 외모로는 상속자가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외부에서 논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는 깊은숨을 쉬며 씁쓸하게 말했다.
“내가 가서 다른 삼촌들과 상의해 볼게. 너무 실망하지 마. 아마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심환은 알았다고 대답하고 눈을 내리깔았지만 그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남자는 매우 일찍 떠났다.
그는 심환의 일에 대해 매우 실망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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