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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그는 생각할수록 화가 나 장바구니를 걷어차고는 성큼성큼 걸어갔다. “혼자 구경해요. 심윤철 씨랑 말하고 싶지 않아요.” 젊은 사람답게 화를 낼 때도 시원시원했다. 심윤철은 그저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선반에서 물건을 계속 골랐다. 그녀는 마트에 온 지 오래되었는데 어쩐지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과 마트에 함께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녀는 30분 동안 물건을 고르고 나서 계산대에 도착했지만 이재희는 보이지 않았다. 심윤철을 볼 때마다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던 이재희는 지금 혼자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물론 바람둥이를 구별할 줄 알았다. 얼마 전 그는 강현우의 곁에 나혜은이 있는 것을 보고 그를 바람둥이라고 욕했다. 그것도 누나가 세라국에 온 이후에 말이다. 그런데 심윤철도 바람둥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윤철이 여자 키우지 않았다면 왜 그런 물건을 샀겠어? 그런 물건은 남자친구나 남편만 사는 거잖아.’ 깊은숨을 쉬던 이재희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여 눈앞의 쓰레기통을 걷어차고 싶었다. 그는 더는 심윤철을 기다리고 싶지 않아 그냥 이 근처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500m 정도 걸어갔을 때 몽둥이를 든 불량배 무리가 골목 입구에 서 있었다. “딱 맞춰 왔구나. 우리랑 같이 가자. 안 그러면 넌 오늘 여기서 뒈지는 줄 알아.” 이재희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하고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죽는다고? 마침 화를 풀 곳이 없어 난감한 참이었는데. 좋아. 이놈들이 스스로 걸려들었네.’ “헛소리 집어치우고 다 같이 덤벼!” 상대방은 그의 대담함에 예상하지 못한 듯 피식 웃으며 무리 지어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었다. 이미 화가 났던 이재희는 이 무리를 처리하는 데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을 보며 그는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빨리 일어나. 왜 이렇게 빨리 쓰러지는 거야? 계속해. 난 아직 재미도 못 느꼈다고. 너희들 너무 쓸모없는 거 아니야?” 그의 마음속에서 부글거리는 화는 아직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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