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화
올나이트의 프라이빗 룸 안으로 들어서며 서하늘은 바닥에 산산이 부서진 술병을 내려다보고 고개를 저었다.
“아깝네. 이거 꽤 비싼 술인데.”
강현우는 등을 등받이에 기대고 실눈을 뜨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서하늘은 자기 잔에 술을 따르고 나서 옆에서 묵묵히 앉아 있던 박태호의 잔에도 조용히 한 잔 채워줬다. 그러곤 그의 잔을 살짝 건드렸다.
“태호야, 모처럼 모였는데 왜 이렇게 다운돼 있어?”
박태호는 잔을 움켜쥔 채 얼굴이 새까매졌다. 네 사람 중 가장 어리지만, 마음만 먹으면 독한 수도 쓸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만 이 노련한 여우들 틈바구니에선 아직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서하늘이 코웃음을 치며 턱을 살짝 올리자, 헐렁한 셔츠 틈새로 탄탄한 가슴근육이 드러났다.
그의 태도는 여전히 느긋하고 자유로웠다.
박태호는 술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켠 뒤 입을 열었다.
“누나가 요즘 너무 조용해서 불안해.”
서하늘이 피식 웃었다.
“혹시 뭘 꾸미는 거 아닌가 싶어서 불안해졌냐? 야, 너 진짜 좀 이상한 거 아니냐? 박여진은 집에서도 모자라, 회사에서도 이미 나갔잖아. 뭘 더 바라? 유산을 나눠 주기 싫으면 해외로 내쫓든가, 아니면 조용히 없애버리든가... 어차피 너희 부모님도 예전엔 자식 못 낳을 줄 알고 입양한 거 아니었나?”
박태호는 고개를 숙인 채, 술잔을 꽉 쥐었다.
“회사에서 나가라고 한 건 내가 아니라, 자기가 알아서 나간 거야.”
그 말에 서하늘이 살짝 몸을 기울여 그의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야, 너 제정신이지? 그 난리까지 쳐놓고 누가 모를까 봐? 너 박여진 엄청 싫어하잖아. 박여진도 상황 판단 빠른 편이고. 그렇게 노골적으로 미움받고 있는데 어떻게 계속 버티겠냐. 오히려 깔끔하게 잘 나갔다고 봐...”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박태호는 화가 잔뜩 난 짐승처럼 날이 선 눈빛을 번쩍이었다.
“하늘 형, 무슨 뜻이야?”
서하늘은 손을 들며, 장난스레 입꼬리를 올렸다.
“무슨 뜻이겠냐? 집에서 자꾸 결혼하라고 들볶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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