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화
방 안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연히도 하필이면 박태호와 서하늘이었다.
박태호는 강현우보다도 더 바쁜 사람이었다. 게다가 요즘 박씨 가문의 사정도 불안정해서 외부 모임에 얼굴을 비추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 박태호를 불러낼 수 있었던 건, 상류사회 리더들인 그들만의 모임뿐이었다.
강서준은 그 자리에 누가 있는지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시선은 오직 강현우에게만 고정되어 있었지만, 그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봤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강현우의 태연한 태도에 강서준의 속이 활활 타들어 갔다.
그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성큼성큼 걸어갔다.
“삼촌, 저 할 얘기 있어요.”
강현우는 가볍게 한쪽 눈썹을 올렸지만, 여전히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강서준은 곧장 서하늘과 박태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두 분, 잠깐 나가주시겠어요?”
서하늘이 박태호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뭔가 비꼬는 투로 말하려다가 굳어진 강현우의 얼굴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박태호를 확 잡아끌었다.
“가자.”
박태호도 딱히 말은 없었다. 요즘 따라 그도 한껏 다운되어 있었다.
두 사람이 나가고 난 뒤, 방 안은 흐릿한 조명 아래에서 여전히 침묵에 잠겨 있었다.
어릴 적부터 강서준은 언제나 강현우라는 거대한 존재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 했다. 같은 공간에 단둘이 남게 되자, 그가 가진 자신감도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강씨 가문 안에서 감히 강현우에게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강서준은 가끔 강현우가 진짜 신이 아닌 사람인 것이 맞는지마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어떻게 모든 면에서 그렇게 완벽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강서준은 옆에 떨어진 손을 꼭 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전해지는 아릿한 통증이 정신을 붙잡아줬고, 그제야 간신히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삼촌, 저한텐 하실 말 없어요?”
강현우는 여전히 와인 잔을 손끝에 살짝 걸친 채, 잔 안의 붉은 술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예를 들면?”
강서준은 도저히 강현우처럼 담담할 수 없었다. 그의 목소리에 초조함이 섞였다.
“진아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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