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박여진은 팔짱을 낀 채 한 남자와 함께 있었다. 이진아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예의상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박여진도 아직 이 안에 누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옆에 있던 남자를 소개했다.
“소개할게요. 제 남자 친구 연정훈입니다.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에요.”
이진아는 바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연 교수님...”
연정훈은 서른 중반쯤 되어 보였다. 깔끔한 슈트 차림에 차분한 눈빛, 말투까지 온화한 분위기를 풍겼다.
“안녕하세요.”
이진아는 서류를 전달하러 온 터라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그 순간 방 안에서 조금 전 들렸던 박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나왔다.
“누나, 남자 친구가 생겼으면 집에 데리고 왔어야지. 가족들한테 먼저 인사시켜야 하는 거 아니야?”
박여진은 말문이 막힌 듯 살짝 웃음기를 잃었다. 그녀는 박태호가 이 안에 있을 줄은 몰랐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순간, 박태호가 직접 문을 열고 나왔고고 시선은 연정훈에게 향했다.
이진아는 그제야 상황의 이상함을 감지했다.
‘두 사람 사이 안 좋구나...’
박태호의 눈길은 연정훈에게 오래 머무르지 않았고, 곧바로 비웃음이 섞인 말이 따라붙었다.
“취향은 여전하시네... 누나, 여전히 그렇게... 올드하다고 해야 하나.”
박여진은 가볍게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표정을 굳혔다.
“박태호, 말 좀 가려서 해줄래?”
박태호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며 옆으로 몸을 비켰다.
“어차피 마주쳤는데, 다 같이 밥이나 먹지 뭐.”
박여진이 거절하려던 찰나, 박태호가 눈을 가늘게 뜨며 한 마디 덧붙였다.
“연 교수님은 아직 박씨 가문 식구들을 제대로 뵌 적 없잖아요?”
박여진은 미묘한 웃음을 띤 채 되받았다.
“그래. 그러지 뭐. 함께 먹자. 불편하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강 대표님...”
박여진이 강현우 쪽을 향해 말을 건넨다.
그러자 강현우는 휠체어에 앉은 채,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이진아는 이 기묘한 분위기가 영 불편했다. 괜히 앉아 있다 자칫 화살을 맞을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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