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이진아는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것만 알았을 뿐 목에 생긴 자국은 전혀 알지 못했다.
가뜩이나 피부가 하얀데 강서준 때문에 한바탕 화를 낸 바람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강현우의 뒤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는 얼른 다가가려 했다.
“대표님.”
이진아가 휠체어를 붙잡고 정중한 태도로 물었다.
“꼭대기 층으로 가시게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비켜.”
“네?”
이진아는 잘못 들은 줄 알고 눈이 다 휘둥그레졌다. 강현우가 직접 휠체어를 조종하면서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던 그녀는 그제야 거절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한숨을 내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됐어. 싫다는 사람 앞에 알짱거릴 필요는 없지.”
이진아가 자리를 찾아가 보니 공교롭게도 강서준의 사무실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자리였다.
강씨 가문에 젊은이가 많았다. 강현우의 항렬이 강서준보다 훨씬 높지만 사실은 동갑이었다. 강씨 가문 사람이라면 모두 강인 그룹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
강현우는 강윤석의 늦둥이 아들이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여 일찍이 후계자로 낙점되었다. 후계자가 된 후로 1년에도 암살을 몇 번이나 당할 뻔했지만 줄곧 다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2년 전에 다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사고로 그가 후계자 자리에서 내려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강윤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강씨 가문에 지금도 여전히 남모를 움직임이 끊이질 않았다.
자리에 앉은 이진아를 본 강서준이 싸늘하게 웃었다.
“이러고도 날 쫓아온 게 아니라고?”
이진아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때 한 젊은 여자가 다가와 그녀의 책상에 서류를 가득 올려놓았다.
“새로 왔죠? 내일까지 이 서류들 정리해놔요.”
여자는 눈까지 희번덕거리면서 이진아를 싫어하는 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진아는 아무 말 없이 첫 번째 서류를 펼쳤다.
옆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진아 맞죠? 이번에는 웬일로 이 팀에 들어왔대요?”
“그거야 당연히 강 전무님을 쫓아온 거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