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서둘러. 다른 사람한테 들키지 말고.”
깜짝 놀란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욕실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욕실 샤워기의 물을 최대한 크게 틀었고 눈을 감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긴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대표님, 저 사람들은 누구예요?”
밖에 있는 사람들이 들을까 봐 그녀는 최대한 그를 향해 가까이 다가갔고 그녀의 숨결이 그의 귓가에 닿았다.
속눈썹이 심하게 떨리던 그가 천천히 그녀를 밀어냈다.
“강씨 가문의 사람들일 거야.”
다리를 다치게 된 후부터 그를 주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강현우의 형들은 하나같이 만만치가 않은 상대들이었다.
이번 행적이 이렇게 은밀한데도 결국은 또 이렇게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쇄골을 따라 흘러내리는 땀, 애써 참는 그의 얼굴을 보며 그녀는 약 효과가 얼마나 강한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단번에 해고라도 될까 봐 두려웠다. 감히 감기에 걸린 회사 대표한테 이런 약을 먹게 하였으니 말이다.
옆에 있던 새 수건을 꺼내 찬물에 적셔 그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
“조금만 참아요.”
그 말에 그가 천천히 눈을 떴다.
날카로운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고 젖은 속눈썹, 눈 밑에 타오르는 불빛은 마치 모든 것을 태울 것만 같이 뜨거웠다.
뜨거운 그의 시선에 그녀는 황급히 눈을 피하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이 약은 다른 사람이 넣어둔 거예요.”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가 담담하게 물었다.
“이걸 누구한테 쓰려고 했던 거야?”
한동안 멍해 있던 그녀는 화를 내지 않는 그의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이내 설명했다.
“누구한테 쓰려고 했던 거 아니에요. 강서준한테 쓰려고 했던 건 더더욱 아니고요. 그냥 가방에 넣어둔 건데 대표님께서...”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서준의 얘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은 것 같았다.
밖에서는 여전히 인기척이 들려왔고 누군가 이곳저곳을 뒤지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 욕실 문을 두드렸다.
펑펑펑!
귀빈실은 로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사람을 부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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