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화
이진아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과거의 기억이 없긴 해도 강서준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건 사실이었으니까.
그녀는 먼저 회사에 들러 몇몇 임원들에게 유씨 가문과의 협력 건에 신경을 쓰라고 당부했다. 어쨌거나 계약을 체결했으니 프로젝트도 곧 시작될 것이고 추후 다른 사안에 대해 상의할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예코의 회사에 들러 계약할 연예인을 확인하고 이씨 가문의 회사에 부수입을 안겨줘야 했다.
건물 아래로 내려왔을 때 강서준이 아직도 서 있는 걸 보고는 흠칫 놀랐다. 이진아는 차 문을 열면서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서연이가 네 차를 망가뜨려서 지금 수리 중이잖아. 내가 데려다줄게. 어차피 요즘 할 일도 없는데.”
이진아는 사양하지 않고 곧장 차에 올라탔다.
두 사람이 다니던 고등학교를 지나칠 때 강서준이 입을 열었다.
“진아야, 네가 지금 기억을 잃은 게 너한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예전 일에 대해 얘기 좀 해줄까?”
그녀가 거절하지 않자 강서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얘기를 꺼내려던 그때 이진아가 물었다.
“나 예전에 성격이 어땠어?”
강서준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얼핏 스쳤다. 그는 그녀의 진짜 성격이 어떤지 정말 알지 못했다. 두 사람이 만날 때마다 그녀는 열정적이었고 그를 몹시 좋아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젠 깨달았다. 그 좋아하는 감정들이 전부 꾸며낸 것이라는 것을.
그만 혼자 착각하고 자만했던 것이었다.
두 사람이 만나는 시간 외에 이진아가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씨 가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의 눈에 이진아는 그저 강서준만 쫓아다니는 멍청이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멍청이는 모두를 속였다.
강서준이 운전대를 꽉 잡았고 표정도 더욱 침울해졌다.
“성격이야 당연히 좋았지.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요리도 잘하고 남을 돕는 걸 좋아했어. 그렇지 않았다면 서다혜랑 친구가 되지도 않았을 거야. 네가 서다혜를 많이 도와줬어.”
이진아는 등을 뒤로 기댄 채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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