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화
“회암의 유씨 가문을 알아?”
핸들을 잡은 예코의 손이 멈칫하는 걸 보니 아는 모양이었다.
유승준은 입꼬리만 살짝 올릴 뿐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예코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유씨 가문의 사람이야?”
“그래.”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눈살을 찌푸리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날 찾으려고도 하지 마. 이만 차에서 내려줬으면 좋겠어.”
그녀는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더러 꺼지라는 뜻이었다.
유승준은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지금 날 쫓아내는 거야?”
‘내가 유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걸 알고 나서 잘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쫓아낸다고?’
회암시에는 그에게 잘 보이려고 안달 난 사람들이 수두룩했지만 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먼저 다가갔는데도 오히려 내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예코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 심지어 유승준이 보는 앞에서 그의 연락처를 모조리 삭제했다.
“서로를 위해서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게 좋겠어. 혹시 잠자리할 사람이 필요하면 다른 사람을 찾아봐.”
유승준은 화가 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있던 그때 예코의 비웃음이 들려왔다.
“유 대표, 혹시 나한테 빠진 건 아니지?”
이 말은 그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 험악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리며 문을 쾅 닫았다.
“널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
차 문이 닫히자마자 차는 1초도 머무르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이진아는 길가에 버려진 유승준을 보며 차를 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 차를 세우면 유승준의 성격상 그녀에게 화를 낼 게 분명했다.
결국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그냥 가버렸다.
유승준은 조금 전부터 계속 화가 나 있었는데 지금은 더욱 분통이 터졌다.
예코의 회사에 도착한 이진아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물었다.
“유 대표님이랑 무슨 일 있었어요?”
예코는 침착한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별일 아니에요. 잠자리 상대를 잘못 골랐어요. 괜히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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