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화
둘은 서로의 과거에 개입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였다.
결혼을 회사 경영에 비유한다면 둘은 최고의 파트너였을 것이다. 다만 열정이 조금 부족할 따름이다.
다만 열정이란 것도 영원할 수는 없다.
결혼 생활이란 결국 가족이 되는 것, 지금 그들의 관계처럼...
연정훈은 담배를 피우며 미간을 찌푸렸다. 담배 맛이 너무 쓰달까?
그 시각, 집 밖을 나와서도 박태호는 여전히 가슴이 쿵쾅거렸다.
차에 타자 휴대폰이 울렸는데 아빠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전화기 너머로 떠보는 듯한 말투가 이어졌다.
“너 요즘 여진이한테 괜히 시비 걸고 있다면서?”
박씨 가문 사람들은 그들이 관계를 가진 건 모르지만 박태호가 박여진에게 은근히 호감을 갖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 박여진이 선뜻 박씨 가문을 떠나서 모두가 안심했다.
박태호는 차에 시동을 걸며 씁쓸한 마음을 달랬다.
“제가 언제요? 또 누구한테 그런 소리 들으셨어요?”
“오늘 거래처 사장한테 들었다. 여진이 최근 협력하는 프로젝트마다 너 때문에 망치고 있다더라.”
소문은 참 빨리도 퍼지는 법이다.
박태호는 눈을 비비며 백미러를 힐긋 쳐다봤는데 두 눈이 여전히 충혈돼 있었다.
“아빠, 그런 말 들을 필요 없어요. 누나가 저를 얼마나 피해 다니는지 잘 아시잖아요. 고작 떠도는 소문들 때문에 우리 집안이 이 지경이 될 필요는 없다고요.”
박호섭은 한숨을 쉬었다. 소문이 계속되면 박씨 가문 전체가 민며느리를 들였다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다.
박여진이 스스로 나갔을 때, 박호섭과 그의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양녀 박여진을 잘 대해주었지만 결국 친아들인 박태호를 선택했다.
“너는 여진이한테 너무 집착해. 어릴 때부터 그랬잖아.”
박태호는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잠시 후 그가 시선을 내리깔고 말했다.
“다음 달이면 설인데... 누나 집에 안 부를 거예요?”
그녀가 집에 오면 자연스레 만날 수 있다.
‘날 제쳐두고 해외 나가려고? 꿈 깨, 박여진!’
박호섭은 달력을 확인했다.
“여진이한테는 전화해볼 테니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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