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0화

장내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른 사람들이 추궁하지 않는 것은 강현우가 이번 일로 정말 바닥까지 추락할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섣불리 건드렸다가 나중에 본인들만 큰 화를 입게 될 테니까. 오직 강오름만 무모하게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제가 얼마 전에 본가에 오지 못했던 이유는 삼촌이 저를 연금해서 그런 거예요. 오늘 할아버지가 강제로 저를 불러오지 않으셨다면 삼촌 측 사람들은 절대 저를 놓아주지 않았을 겁니다.” 그제야 다들 서로 쳐다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현우야, 이건 네가 좀 심했네. 오름이가 아무리 못났어도 네 조카인데 어찌 원수 대하듯 그렇게 해.” “그래. 어쨌거나 아랫사람인데 어른으로서 본보기가 돼줘야지.” 강오름은 피식 웃었다. 이들은 여전히 조심스럽게만 입을 나불거렸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언성을 높였다. “또한 저는 해솔 형 죽음에도 삼촌이 연관돼있다고 의심이 들어요!” 말이 떨어진 순간 장내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강해솔이 죽을 때 강윤석은 사망원인을 조사하라고 친히 명령했으나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나중에 강오름이 외국에서 돌아와 강현우에게 맞서기 시작했지만 번번이 손해를 봤다. 그러던 지금 강해솔이 강현우 때문에 죽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증거가 있는 모양이다. 강윤석은 강오름을 쳐다보며 드디어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증거는 있느냐?” 강오름은 무릎을 꿇고 깍듯한 태도로 말했다. “삼촌이 강서연 서둘러 내쫓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증거 아니겠어요? 강서연은 오랫동안 삼촌 곁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살갑게 대하지 않았지만 유독 삼촌한테만큼은 엄청 살가웠잖아요. 혹시 알아요? 삼촌의 추잡한 일에 가담했을지. 증거가 필요하시다면 강서연 불러와서 직접 말하게 해주세요. 해솔 형 죽음이 삼촌의 계획적인 살인이었는지 아닌지!” 그의 말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강오름은 드디어 이번 내기에서 성공했다. 강서연이 정말 강해솔에 관련된 일을 알고 있었으니까. 어르신은 또다시 강현우에게 시선이 향했다. 강현우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