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5화

“왜 또 웃어?” 순간 바보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코가 유리창을 올리며 말했다. “비켜. 집에 갈 거야.” 유승준은 밖에 서서 멀어져가는 자동차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녀가 남편을 만나러 돌아간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씁쓸해졌다. 그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여서 이러나? 그저 잠자리 파트너일 뿐인데 왜 내려놓지 못하는 건데?’ 유승준은 휴대폰을 꺼내 박태호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강현우가 SNS에 올린 게시물에 관해 묻는 내용이었다. 박태호는 지금까지도 강현우가 이진아와 결혼한 게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는 이런 단순한 사람에게 설명해줄 기운도 없었다. ...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강현우가 SNS에 올린 게시글을 이 바닥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되었다. 그의 친구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서씨 가문의 서이현이 귀국하는 길이라는 소리를 금방 들었는데 강현우가 또 이런 일을 벌였다. 서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그들이 어떻게 수습할지 궁금해하며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지켜보았다. 강현우는 예상대로 본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강윤석이 그를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휴대폰 너머에서 집사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장님 지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십니다. 이번에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잘 얘기하세요.” 강현우는 전화를 끊고 주지훈에게 본가로 가야 하니 휠체어를 밀어 달라고 부탁했다. 두 사람이 아래층에 내려오자마자 줄곧 그곳을 지키고 있던 이진아와 마주쳤다. 이진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조용히 그들의 뒤를 따랐다. 강현우가 차에 타는 걸 보고는 그녀도 차에 탔다. 놀랍게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동차가 천천히 대문을 나가는 걸 보고서야 이진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곧 어느 삼거리에 도착했을 때 고개를 돌려 강현우를 쳐다보았다. “대표님, 여기서 내려주세요.” 강현우는 그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푹